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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이야기

by 리뷰나기 2016.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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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크래프트 공식 대표팀들이 차차 해산하는 가운데 PC방 세대와 함께 자라오고 20년 가까운 기간동안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스타크래프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필자만 해도 학창시절 친구들과 게임방을 놀러가면 늘 스타크래프트만 했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있다. 주로 우리는 밀리나 탑바텀보다는 유즈맵 컴까기를 했는데 이것이 아주 꿀잼이다 . 스타크래프트의 재미는 전통방식의 게임도 재미있지만 간간히 하는 유즈맵세팅 게임이 또한 별미이다. 보통 유즈맵을 생각하면 유저들이 많이하는게임이 입구막기, 마린키우기, 땅따먹기, 젤다, 컨트롤게임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친구들끼리 같이 하기 재미있는 게임은 컴까기가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시절 대부분의 컴까기를 점령하고 다니던적이있는데 가장 고난이도의 게임으로 기억나는건 5:3 컴까기 지옥의다리 편이다. 컴퓨터 3과 유저 5명이 즐기는 맵인데 남과 북으로 나눠져 일정시간이 되면 컴퓨터쪽에서 막대한 물량공세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물량, 개떼러쉬의 대명사인 저그가 컴퓨터로 나오는데 이건 개떼도 이런 개떼가 없다싶을 만큼 어마무시한 병력들이 5분부터 몰아치기 시작한다. 


단순한 병력과 포탑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수준이고 사이오닉 스톰과 베슬, 피드백 등의 마법유닛 스킬을 적절히 활용해야만 겨우겨우 막아낼 수 있다. 일단 러쉬가 시작되면 거의 쉴틈 없이 컴퓨커들의 침공이 지속되므로 몰아치는 병력들을 막아내며 동시에 북쪽으로 천천히 세력을 확장해나가야하는 게임이었다.  이게 또 기가 막힌 게 컴퓨터들 유닛이 일반 유닛이면 또 할만한데 간간히 유니크 유닛이 대군들 중간중간 껴 있어서 잠깐 정신 놓고 있으면 방어선이 풍비박살 나는 화면을 보게 된다. 컴퓨터들의 침공이 끊이지않기 때문에 일단 한 번 뚫리면 그후로는 그저 불타오르는 건물들을 멍하니 보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이 게임 때문에 일단 학교 끝나면 각자 집으로 가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서 만난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해 새벽4,5시까지 그 유즈맵을 했고 다음날 등교하여 수업시간에는 자고 쉬는시간에는 책상 하나에 모여 종이에다가 맵을 그려가며 하나하나 컴퓨터의 특성과 유니크 유닛들의 행동 반경을 분석해 나갔다. 


우리는 정말 진지했다 . 그렇게 한 일주일정도 지옥의 다리라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했고 기어코 우리들은 그 맵을 깨고 말았다. 그때의 기분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이었으나 참 부질없는 짓이었다. 물론 시간이 한참 지나고난 후에는 소중한 추억들 중 하나이긴 하다. 일단 저그는 고르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 컴까기에서 유저가선택하는 종족 중 저그만큼 쓸모없는 종족도 없다.(해처리의 라바 수 제한 때문이다.) 테란과 프로토스를 적절하게 섞은 후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이 시작되면 정해놓은 3명이 가운데에 이어져있는 다리를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해 놓고 나머지 2명은 테크를 타서 핵과 템플러 커세어 조합을 준비한다.(커세어는 공중유닛을 녹일수 있고 지상유닛을 공격 불능으로 만드는 스킬이 있어서 컴까기에서 꽤나 유용하다)


  일단 초반에 방어선만 제대로 구축되면 그다음은 컨트롤 싸움이더 적절한 커세어 컨트롤과 다크템플러를 통핟 유니크유닛 마인드 컨트롤, 템플로를 이용한 사이오닉스톰으로 적절히 저그 유닛을 녹여주며 천천히 앞으로 전진해 나간다. 핵은 북으로 진격하며 저그 해처리를 하나하나 처리해나다는데 쓴다. 이랗게 해서 북으로 나아가 저그 건물들을 다 녹이면 그때부터 5분 카운터가 들어가며 막강한 유니크 유닛들이 스타크래프트 전 맵에 걸쳐서 나타난다. 이제는 적을 섬멸하는 게 아니라 5분 동안 어떻게든 살아남는것이다. 


몇번이나 멘붕이 왔었는데 필사의 추격전이다. 어차피 영역이 필요한 저그는 산택을 하지않았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파일럿) 5분 타이머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전맵으로 일꾼들을 뿌려 서플과 파일럿 짓기에 돌입한다. 틈틈이 병력으로 멍청한 컴퓨터들을 유인하면서 시간벌기에 나서는거다. 다행스럽게도 캄퓨터는 단순한 유인작전에도 길잃은 강아지마냥 잘 쫓아온다. 이때는 벌처나 커세어 같은 발 빠른 유닛을 선택하면 좋다.그렇게 질질 끌다보면 컴퓨터의 포기선언이 나오며 게임이 끝이난다. 마지막에 이 판을 깼을때 환호를 부르며 친구들끼리 팀보이스로 자축을 했는데 순간 같이 드는 공허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게임이란게 참 그런게 아닐까싶다. 엄청난 흡입력이 있는 반면 끝나고 난 뒤에는 남는것이 없는 느낌. 그래도 그 게임을 하는 동안 우리들의 우정은 더 돈독해졌지만 말이다. 이렇게 스타크래프트는 나의 젊은 시절 빠질래야 빠질수 없는 게임이었다. 



물론 프로게이머와같은 게임 플레이 능력은 없지만 단순히 인터페이스만 알아도 즐길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축제때에는 스타크래프트 대회도 열어서 참가한 적이 있는데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순전히 나는 게임을 잘하기보다는 즐기는 쪽이었고 그것으로 만족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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