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남북최초 비공식 합동수사) 리뷰
열악한 제작환경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 판을 치는 영화들이 범죄, 수사물 라인에서 제자리 걸음 중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그렇게 부족한 제작여건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스토리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평범하고 루즈한 범죄, 수사물의 스토리에 윤활유 역활을 해주는 것은 우정과 코미디의 양면성을 보여 줄 수 있는 남남 케미형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황정민' '강동원'의 검사외전이 그러했고 '마블리' '최민호'의 두 남자라는 영화가 그러했고 '권상우' '성동일'의 탐정이라는 영화가 그러하다.이미 손가락 발가락까지 합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이 나온 컨셉이 바로 남 남 케미를 전진배치로 내세워 코믹과 드라마성을 잡으려고 한 이런 영화가 아닐까 한다. 뻔하디 뻔할 수 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하는 영화, 공조의 리뷰다.
필자는 보통 리뷰를 두 가지의 종류로 쓰는데 하나는 스토리텔링으로 써나가고 또 하나는 그저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느끼는 점을 그대로 서술해내려가는 방식으로 쓰는데 그때그때 내 기분에 따라 다르다. 오늘은 아무래도 가볍게 보고 가벼운 즐거움을 느끼고 간 만큼 스포성이 짙은 스토리텔링보다는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써볼까 한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북한형사 임철령(현빈)이 위조지폐 동판의 탈취사건에서 아내와 동료들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는다. 동판을 탈취해간 동료이자 배신자가 된 차기성(김주혁)이 한국으로 넘어간 소식을 포착한 북한은 비밀리에 남한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임철령(현빈)을 파견하게 된다. 갑작스런 북한의 공조수사 요청에 의아한 남한에서도 사건의 내막을 알기 위해 감시원을 붙이는데 바로 남한의 형사 강진태(유해진)이다.
개인적으로 이정도라고 한다면 개연성 면에서 크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된다. 물론 애초에 가능성 자체를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긴 하겠지만 일단 북한의 멋드러진 형사와 남한의 인간적인 형사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거짓말'은 좋게 좋게 잘 풀어냈다는 점이 중요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의 기대치는 각자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유해진의 유머러스함을 보러 간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현빈의 폭풍개간지 액션을 보러 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카메오라고 하기에는 크고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윤아를 보러 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킬링타임? 영화 자체의 재미를 찾고 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메시지인 남한과 북한 형사의 만남이라는 껍데기를 보러 간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 껍데기는 류현진과 현빈의 케미를 돋보이게 할 데코레이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남북 형사들의 심오한 내용을 기대하고 보러가실 분들이 있다면 다른 영화를 보길 추천드린다.
영화 자체는 스무스하고 매끄럽게 흘러간다. 멋있는 상남자 현빈과 인간적인 코미디를 보여주는 유해진, 그리고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악역 김주혁. 거기에 이어지는 결말까지 모두 말끔하다. 딱히 영화를 보면서 부족한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거는 영화의 특색 또한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빈은 멋있고 유해진은 웃겼고 김주혁은 무서웠고 중간에 가족애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무난한 사필귀정의 스토리라는 점이다.
킬링타임을 생각하고 가면 기대이상이고 교훈을 얻기 위해 가면 기대이하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보다 놀랐던 점이라고 한다면 배우 김주혁의 악역이었다. 가볍게 잽을 날리는 듯 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크게 한 방, 한 방을 남기며 차기성이라는 악역을 계속 기억 속에 머물게 한 연기력은 감명 깊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현빈의 액션신인데 액션신을 크게 기대하지 않은 필자로서는 상당히 만족스럽고 박진감도 있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영화에 몰입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더킹 영화를 볼 예정인데 대충 스토리는 알지만 이 영화도 두 남자의 케미 영화라는 점 때문에 망설여지지만 스크린쿼터제로 흥행 영화의 조작이 가능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영화들이 그럴만한 자격이라도 갖췄는지를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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