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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갑상선암 투병 #1] 건강검진 중 발견된 갑상선암

by 리뷰나기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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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건강검진받으셨죠? 검사 중에 갑상선 결절 소견이 나와서 바로 내원하셔서 추가 검사 진행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

 

" (뭐가 결정 났다는거지) 네? 제 갑상선이 뭐로 결정됐다고요?"

 

"..... 아니, 갑상선 결절이요. 방문 스케줄 잡아드릴게요. "

 

 우습겠지만 정말로 이렇게 생각했다. 운전 중에 전화를 받았었고 통화 중에도 업무 문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절이 '장기 속에 비정상적으로 커진 덩어리'라는 거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내 건강에 무지하기도 했었다.

 


갑상선암이 '유사암', '소액암'인 이유

 보통 갑상선암은 소위 '착한암'이라고 불리는 사실을 아는가. 보험 쪽에서는 갑상선암을 유사암, 소액암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암보험에서 암과는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암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애매하거나 다른 성격을 가진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세포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증식전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를 유사암이라고 한다. 

 

 유사암은 크게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으로 나누어지고 오늘의 주제이자 내 목에 자리 잡은 갑상선암은 이중에서도 발생률이 아주 높은 암에 해당한다. 

 

 또 '소액암'이라고 불리는 개념이 있는데 발병률이 높지만 치료도 어렵지 않고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암들을 명명하는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등을 소액암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 갑상선 암의 종류

  1. 유두암
  2. 소포(여포)암
  3. 수질암
  4. 역형성암 

 이 중에서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두암으로 전체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유두암은 거북이 암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천천히 자라는 암으로 특징으로는 림프절 전이가 잘 되는 편이나 수술 예후는 굉장히 좋은 편이다. 내가 받은 갑상선암도 이 친구이다. 그 외에도 갑상선소포암의 특징은 혈관을 침범하거나 폐, 뼈로 원격 전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수질암은 가족력에 의한 발병률이 높다, 즉 유전될 확률이 높은 암이다. 역혁성암은 갑상선 암 중에서 가장 드물지만 가장 공격적인 암으로 치료도 어렵고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6개월 정도라고 한다.


■ 갑상선암 증상은?

  1. 목에 딱딱한 혹이 만져진다.
  2. 최근 호흡이 어렵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
  3. 목에 덩어리가 만져지면서 목소리에 변화가 있다.

 나도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갑상선암 환자에게는 큰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가 힘들다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부 겉으로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나 기도나 식도를 압박하여 호흡이나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운 경우, 덩어리가 성대를 눌러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 등 대부분 종양이 커졌을 때가 돼서야 비로소 알게 될 정도로 그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다.

 

 나 같은 경우는 갑상선에 그 어떠한 이물감이나 통증,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갑상선암 의심 소견을 받았을 때 오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일단은 곧바로 건강검진을 받았던 병원에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갑상선암의 진단

갑상선암은 단순한 건강검진과 진찰만으로는 확진을 내리기 어렵다.

 

 혹에 대하여 조금 더 명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주로 갑상선 스캔을 통한 동위원소검사, 초음파 기계를 통한 검사, 직접 결절에서 세포를 뽑아 검사하는 세침흡인 검사 등이 있다. 


 

■ 갑상선암 진단법

  1. 갑상선 동위원소 검사
  2. 초음파 검사
  3. 세침흡인검사 

 최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동위원소 검사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초음파 검사로는 의심 소견과 림프절 전이 유무를 확인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암을 확진하기는 어렵다. 결국 암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거는 '세침흡인 세포검사'가 가장 유용하다. 직접 세포를 뽑아내 확인하는 검사로 진단 정확도가 대략 95%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세침검사를 한다고 해서 갑상선에 무조건 암이 있다 없다를 판단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정립된 6단계 진단분류법 (Bethesda System For Reporting Thyroid Cytopathology)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단계를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 갑상선 세침검사 결과 등급 (수술 권고 여부) 

  1. 비진단(불충분) 결과
    → 흡입한 세포수가 충분하지 못해 진단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암일 확률은 1~5%이고 재검사가 필요하다.
  2. 양성 결절
    → 결절 소견이 나와 세침검사를 하는 80% 이상의 사람들에게 있는 형태이다. 이 단계에서 암일 확률 0~3%이고 향후 추가적인 추적 검사가 권고된다. (그냥 암이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된다.)

  3. 미확정 결절(AUS, FLUS)
    → 일부 비정형적인 형태를 보이지만 암, 또는 양성 결절로 진단하기는 애매한 경우. 이 단계에서 암일 확률은 5~15%이고 향후 추가적인 세침검사를 권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여포성 종양 (의심)
    → 여포성 종양 가능성이 높은 경우이고 이 단계에서 암일 확률은 30% 정도 된다. 보통은 경과를 지켜보거나 부분 절제 수술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다.

  5. 갑상선암 의심
    → 암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 국내에서 이 단계의 환자가 암일 확률은 대략 90% 정도. 일반적으로 이 단계부터는 갑상선 수술을 권고한다.

  6. 갑상선암
    → 암으로 진단된 경우, 갑상선암일 확률 97~99%로 갑상선 수술을 권고한다.

 건강검진을 하였던 병원과 일정을 잡아 전화를 받은 바로 다음 주에 방문을 하였다. 세침검사를 진행하려면 초음파 기계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며 주사기를 꽂아야 하는데 갑자기 그날 급한 수술이 생겨서 초음파 검사 기계가 남는 게 없다고 했다. 2시간 정도 후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로 햄버거 집을 갔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막상 의식을 하고 나니까 햄버거를 목 뒤로 넘기는 게 불편했다. 괜스레 걱정이 되었지만 나도 검사를 하러 오기 전에 이것저것 인터넷으로 많이 알아본 자칭 갑상선 전문가. 결절 소견이 있어서 세침검사를 한다 해도 80~90%는 정상으로 나온다고 했다.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2시간 후 병원에 다시 가니 세침검사를 진행하실 담당 과장님과 인사하고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혹의 크기는 2.3cm로 절대 작은 크기가 아니다."

 

"모양이 좋지 않다. 일단 검사를 할 건데 총 6단계 등급이 있다. 낮은 등급이 나오면 그냥 갑상선 쪽에 결절이 있다고 인식만 하고 있으면 되지만 만약 좀 위험한 등급이 나온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결과는 1주일 정도 걸린다."

 

 인터넷으로 어느 정도 지식을 습득하였기에 대부분 아는 내용이긴 했다. 세침검사는 5분도 안되어 끝났고 목에 알코올솜을 문지르며 병원을 나왔다. 이때까지도 크게 걱정은 안 했다. 과장 선생님한테 이것도 목에 주사 맞은 거긴 한데 오늘 술 약속이 있어서 술 먹어도 되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난 당당히 정산인 범위인 80~90%에 속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2편 (갑상선암 확진, 병원 알아보기, 수술일정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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