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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갑상선암 투병 #3] 갑상선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일정

by 리뷰나기 202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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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갑상선암이 일반적으로 발견되고 나서 수술까지의 일정을 알아보자.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징후가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 초음파 검사 중에 발견이 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생기거나 딱딱한 혹이 만져지고 나서 병원에 찾아가는 식으로 발견이 된다. 통증이 있거나 암의 대표적인 증상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갑상선암 진단부터 수술 이후까지

 

건강검진 or 초음파 검사 중 발견

초음파, 세침흡인검사

결과 통보 (수술권고 or 추적검사)

수술 병원 선택

정밀 검사 추가 시행

수술 예약

수술 입원

3일~5일 입원 후 퇴원

보름 후 첫 외래 (질변분류코드 확인 가능)

추가적인 치료 여부 결정

 

 갑상선 결절 소견부터 갑상선암 수술권고부터 수술까지 내가 지나온 일정은 위와 같다.  오늘은 추가로 진행한 정밀검사부터 수술 후 퇴원까지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 산정특례 등록

 일단 수술 일정을 잡게 되면 갑상선 원무과에서 수술 전 정밀검사 스케줄을 잡아준다. 추가로 수납 순서와 어디로 가면 되는지도 모두 설명해 주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시해 준 곳으로 가서 접수를 하면 된다. 나 같은 경우 당일 바로 검사도 가능했으나 어차피 CT와 초음파 정밀 검사를 다른 날에 와서 또 진행해야 했던 상황이라 그날 몰아서 하기로 하고 곧바로 1층으로 내려가 수납을 진행하였다. 이 시점부터 산정특례가 적용되었는데 돈은 적게 나와 좋았지만 뭔가 기분이 묘했다. 


※ 산정특례 등록제도 : 진료비 부담이 높은 희귀난치성 질환이나 암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의사로부터 발행받은 '건강보험 산정특례 등록신청서'를 공단에 제출하게 되면 등록일로부터 5년까지 외래 및 입원 진료 비용의 90% ~ 95%를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을 해 주는 제도. 


■ 수술 전 정밀검사

 곧바로 다음주 정밀검사를 위해 국립암센터를 다시 방문하였다. 그날 검사한 종류는 피검사, 소변검사, 골밀도검사, 흉부사진 촬영, 갑상선 CT, 목(갑상선) 초음파, 후두경 검사, 심전도 검사 등 굉장히 다양하다. 일단 일정이 가장 먼저 잡혀있는 검진동 4층으로 가서 수납을 진행하고 후두경검사부터 시작하였다. 여기서부터는 검사하는 장소가 3 군데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스스로 예약 검사지를 보면서 내가 어떤 검사를 했고 어떤 검사가 남았는 지를 중간중간 체크해야 한다. 그래도 검사를 받아야 할 장소로 가서 환자번호를 입력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곳에서 진행하는 검사 순서는 알아서 체크를 해 주기 때문에 이 장소에서 할 검사가 다 끝나면 다음은 어디 장소로 가는지만 체크를 해 두면 된다.

 

 마지막 검사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집으로 와 바로 술약속을 잡았다. 암이라고 하여도 몸이 아프거나 증상이 있는 게 아니다보니 오히려 수술 일정을 잡아두고 난 후 술을 더 먹은 것 같다. (나중에 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수술 전에 술은 일주일 전부터 금식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 입원은 수술 전날

 아직 대부분의 병원은 PCR 검사를 하지 않고서는 병동 안에 들어갈 수가 없다. 하루 전에 PCR 검사를 끝내고 다음날 오후 5시 이후 수술전 입원을 위해 국립암센터를 다시 향하는데 참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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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원하는 날이 일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사람은 거의 없었다. 1층에서 입원 수속을 하고 곧바로 갑상선 병동인 10층으로 올라가니 당직 간호사님이 친절하게 수술 일정과 병동 생활 지침, 입원실을 안내해 주신다. 일단 환복부터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옷이 좀 작았다. (병원 입원은 난생처음이라 바꿔달라는 말도 못 함) 옷을 갈아입고 나니 수술 전까지의 일정을 상세히 다시 설명해 주신다.

 

"수술 전에 수액을 맞기 위해 주사바늘을 꽂게 되고 내일 수술을 할 부위에 체크도 해야 하니 정해진 시간에는 자리에 있어 주셔야 해요. 그전까지는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 이상 지하에 가서 식사를 해도 되고 병동을 돌아다니셔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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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층 병동으로 올라오면 떡하니 면회객 출입금지라고 쓰여있다. 병동 내에는 환자와 보호자 1명까지만 입실이 가능하며 일체의 면회는 불가하다. 이제 곧 코로나 실내 마스크 의무화가 풀린다고 하니 곧 어느 정도 제한이 풀리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까지는 외부와의 접촉에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저녁 정해진 시간이 되니 간호사분이 오셔서 직접 이름과 생년월일을 체크하고 나에게 다시 한번 수술명과 수술 위치를 확인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성명과 생년월일이다. 아무래도 케어해야 할 환자가 많고 혹시라도 환자와 질병 간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수시로 당사자 여부를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긴 하다. 이렇게 크로스체크를 하니 훨씬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갑상선 좌측 반절제 수술을 확인하고 목에 간단한 표시를 그려놓으셨는데 V자는 알겠는데 옆에 있는 건 Lt? 반 절제의 'ㅂ'? 인지는 모르겠다. 이곳에서 간호사님 몇 분이 어려운 수술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응원해 줬는데 이게 정말 별 거 아닌데 낯선 곳에서 많이 위로가 되었다. 


 다음날 오전 6시쯤 수액을 꽂고 혈압을 쟀는데 이때 혈압 수치가 좀 높았다. 아무래도 낯선 곳이라 새벽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영향이 큰 것 같다. 여기에서 혈압이 좀 높게 나온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했다. 잠을 못 잔 것보다는 수술 전 자정부터는 금식이라 아주 허기가 지는데 이게 더 힘들었던 거 같다.

 


■ 갑상선 수술 후기

 오전 10시 정도 내 앞에 있던 수술일정이 예정보다 빨리 끝났는지 생각보다 빠르게 수술실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모든 곳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국립암센터 같은 경우는 수술 전에도 수술실을 들어갈 때 휠체어를 타고 이동한다. 일단 병실 밖으로 나와 휠체어를 탄 후 성명과 생년월일을 체크한 후 다른 직원분에게 환자(나)를 인도한다. 그 직원분도 환자의 성명과 생년월일을 체크하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수술실로 이동한다. 이후 수술실 앞에서 보호자는 더 들어가지 못하고 환자만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휠체어를 한 번 바꿔 타는데 병동용 휠체어와 수술실용 휠체어가 다른 건 지 이유는 모르겠다. 수술실 안에서 한 번 더 환자의 성명과 생년월일을 체크하고 정확하게 어디 부위의 어떤 수술을 하는 지를 물어보면서 크로스 체크를 한다. 이윽고 바꿔 탄 휠체어를 타고 통로를 통해 수술실을 들어가게 되는데 전해 들은 바로 수술실은 좀 춥다고 했는데 그렇게 춥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쩌면 너무 긴장하고 있었을지도) 

 

 수술실 내부로 도착하고 성명과 생년월일을 다시 확인하고 지시에 따라 휠체어에서 내려 수술대에 올라가 누웠다. 여기에서 다리와 몸을 묶는데 수술대가 좁다 보니 떨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묶는다고 한다. 그리고 가슴까지 옷을 내리고 여기저기 심전도 체크하는 기계를 덕지덕지 붙이는데 이게 좀 따가운 느낌이다. 전신 마취 전에 인공호흡기에 대고 심호흡을 크게 한 두 번 하고 수액을 꽂아놓은 곳을 통해 마취제를 투입한다. 이때 전신 마취를 처음 했는데 마취제가 몸에 들어올 때  팔부터 통증이 장난 아니다. 

 

"왼쪽 팔이 너무 아파요"

 

정말 생각보다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는데 의사 선생님이 침착하게 대답해 주셨다.

 

"마취액이 들어가고 있는 중인데 금방 괜찮아지실 거예요. 정 힘들면 말씀하세요"

 

아픈게 살짝 가시는 느낌이 들면서 '이제 괜찮아지는구나' 생각을 할 때쯤 목젖 밑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밀려들어왔다. 감고 있던 눈을 뜨니 시야가 흐리고 초점이 잡히지 않아 살짝 당황하고 있는데 옆에서 간호사가 상태를 체크하듯이 말을 건넸다.

 

"환자분, 수술은 잘 끝났고 다시 병동으로 올라가실 거예요. 마취제가 아직 남아있어서 또 주무시면 안 돼요" 

 

 어느새 수술이 끝나있었고 목의 통증은 수술이 끝난 후 절개한 부위가 마취가 깨어나면서 아팠던 것이다.

 

 

▶4편 갑상선 수술 후 입원부터 퇴원까지(부작용,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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